전력 질주가 정답이 아닌 시대, 노시환의 ‘산책 주루’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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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이글스 노시환 선수 >
이제는 ‘무조건 전력 질주’가 당연시되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야구팬과 관계자들의 시선은 선수들의 뛰는 자세 하나에도 민감하다.
프로 선수에게 전력 질주는 기본적인 책임으로 여겨진다. 특히 백업이나 신예 선수라면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도 매 순간 전력을 다한다. 반면 고액 연봉자나 주전 선수들이 힘을 빼는 듯한 ‘산책 주루’를 보일 경우, 팬들뿐 아니라 구단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NC 이호준 감독이 “전력 질주 안 하면 바로 벤치행”이라고 선언한 것도 이런 흐름에서였다.
하지만 시즌이 길어질수록 현실적인 판단도 필요하다. 아무리 원칙을 강조해도 핵심 선수를 쉬이 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부상 방지를 위해 주루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전략의 일부로 여겨진다. KIA 이범호 감독은 개막전에서 김도영을 햄스트링 부상으로 잃은 후 “모든 상황에서 무조건 뛰는 게 능사는 아니다.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무리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T 이강철 감독 역시 포수 장성우가 분명한 아웃 타구에 여유 있게 뛰어도 큰 문제로 삼지 않는다. 체력 안배와 부상 방지가 우선인 시대다.
하지만 ‘감정적 포기’는 여전히 용납되지 않는다. 타구 결과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전력 질주를 생략하는 행동은 그 어떤 지도자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런 흐름 속에서 3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 경기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4회 2사 1, 3루 상황. 타석에 선 한화의 4번타자 노시환이 3루수 방향으로 땅볼을 치고 출발 속도를 늦췄다. 아웃될 것이라 판단한 듯 힘을 빼고 달렸다. 하지만 롯데 3루수 전민재가 공을 더듬으면서 변수는 생겼고, 노시환이 그제야 속도를 높였지만 결국 아웃. 만약 처음부터 전력 질주했다면 내야 안타가 될 가능성이 컸고,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가져올 수도 있었다.
경기 흐름을 바꿀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다. 야구에서 선취점은 언제나 큰 의미를 갖는다. 물론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지만, 초반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다.
8회, 노시환은 선두 타자로 나와 3루 선상 타구를 치고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같은 전민재가 이번에도 공을 더듬었지만, 결과는 여전히 아웃. 그 간절함이 4회 타석에서 나왔다면 어땠을까.
결국 한화는 이 경기를 내주며 리그 최하위로 떨어졌다. 전력 질주의 의미는 단순히 아웃/세이프를 가르는 요소를 넘어, 팀의 분위기와 흐름, 팬들의 신뢰까지 좌우할 수 있다.
‘무조건 전력 질주’가 과거의 이야기로 바뀌고 있는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구 하나하나에 담긴 집중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노시환의 이 장면은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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